나에겐 여행의 추억을 한 번 더 되새기는 책이자 오랜 시간 내 방구석에서 숨죽이고 있던 물건들에게 건네는 조촐한 사과(?)의 글이 될 것 같다. 

<여행의 물건들> 프롤로그 중 


어느덧 2019년도 끝나갑니다. 곧있으면 거리는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시끌벅적해지겠지요. 쏜살같이 지나가버린 시간과 부산스러운 거리를 지나고서야 조용한 자신만의 공간에 도착합니다. 밀린 청소를 하다 오래전 기억이 담긴 물건들을 한가득 발견하고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하나 하나 그 시간들을 헤아려보게 됩니다. 한권의 서점은 <여행의 물건들>을 12월의 책으로 선정합니다. 


이처럼 어떤 물건들은 오랫동안 보이지 않다가 우연히 발견되어 잊고 있던 순간들을 끄집어 내주기도 합니다. 또한 물건을 구매하고, 간직하고 추억하는 각자만의 방식이 있습니다. 이승희 작가님의 <여행의 물건들> 속 물건들 역시 대단한 물건들이 아닐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웃음짓게 하는 개인의 특별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어쩌면 물건에는 시간을 떠오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막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소개해주는 것 같은 물건들에 담긴 이야기들을 통해 집에 놓여있던 물건들을 하나 둘 씩 꺼내어 보면서, 지난 시간들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지도 모릅니다.

 



여섯번째 이야기 '한때'


나를 추억해내고 싶을 때

물건들을 꺼내보고, 손에 쥐고

어느새 모아보니, 나를 기억하는 한때


2019년 12월


TELLING ABOUT OF <ONE BOOK>